음주운전에 해당되지 않는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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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교통법에서는 음주운전을 ‘술에 취한 상태에서 자동차 등을 운전’이라 규정하고 있습니다(도로교통법 43조). 여기에서 ‘운전’이라 함은 ‘도로에서 차마를 그 본래의 사용방법에 따라 사용 내지 조정하는 것’을 말하며, 또한 ‘도로’라 함은 ①「도로법」에 의한 도로, ② 「유료도로법」에 의한 유료도로, ③ 그 밖에 현실적으로 불특정 다수의 사람 또는 차마의 통행을 위하여 공개된 장소로서 안전하고 원활한 교통을 확보할 필요가 있는 장소를 말합니다(동법 제2조). 이런한 규정을 감안하면, 음주운전의 여부는 ‘술에 취한 운전자가 어느 장소에서, 어떠한 목적으로 자동차를 사용하였는지에 따라 결정된다’ 할 것입니다.

- 사례 1 -
A씨는 아파트단지 내 주차구역안에 주차한 후 인근 호프집에서 이웃주민과 술을 나누어 마신 후 자신의 차를 주차구역내 다른 위치로 이동주차를 하기 위해 차를 움직여 주차구역을 벗어나 통로에 들어섰습니다. 그러던 중 인근에 있던 경찰관으로부터 음주측정을 받게 되었고, 그 결과 혈중알콜농도 0.13%로 나왔습니다. 경찰관은 A씨가 음주운전 하였기에 면허취소 대상이라고 하는데 이와 같은 경우 A씨는 음주운전에 해당될까요.

모든 아파트 내의 통로가 도로교통법상의 도로에서 제외는 것이 아니라, 해당아파트의 관리 및 이용 상황에 따라 도로인지의 여부가 결정됩니다.

아파트 주차장은 주택관련법령에 따라 아파트시공자가 설치한 것이고, 또한 설치된 아파트주차장은 그 아파트주민 소유로 등기되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따라서 아파트단지 내 건물사이의 통로 한 쪽에 주차구획선을 그어 차량이 주차할 수 있는 주차구역을 만들었다면 이는 도로와 주차장의 두 가지 성격을 함께 가지는 곳으로서 도로법보다는 주차장법과 주택건설촉진법 등의 관계규정이 우선 적용는 ‘아파트 부설주차장’이므로 이를 도로교통법에서 정한 도로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대법원 94. 1. 25. 선고 93도1574판결).

하지만 사례 1.과 같이 차량이 주차구획선을 벗어났다면, 그 결과는 두 가지로 나누어지는데 ① 만일 아파트단지에 들어오는 차량들에 대하여 엄격히 통제가 되고 아파트 주민들의 차량들만 출입할 수 있도록 되어 있으며 외부차량에 대해서 정문에서 면허증과 출입증을 교환하는 등 엄격히 통제가 되는 아파트라면 그곳은 도로교통법 소정의 도로에 해당되지 않는다 할 것이기에 음주운전에 해당되지 않으며(대법원 2005. 1. 14. 선고 2004도6779), ② 만일 입구에서 출입통제가 되지 않고 아파트 주민 이외에 불특정다수인이나 일반 차량들의 통행도 자유로운 곳이라면, 주차구획선 밖의 지점은 일반 경찰권이 미치는 도로에 해당된다고 보아 그곳에서의 음주운전은 처벌대상이 될 것입니다(대법원 2004. 6. 25. 선고 2002도6710).

- 사례 2 -
술에 취한 B씨는 귀가하기 위해 대리운전을 호출한 다음, 도로상에 주차해 놓았던 차량의 운전석에서 탑승하여 대리운전기사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한기를 느낀 B씨가 히터를 틀기위해 차량의 시동을 걸자, 기어가 중립에 있던 차량은 주차장소의 경사로 인해 앞으로 진행하여 앞쪽에 주차되어 있던 차량을 들이 받았는데 이와 같은 경우 B씨는 음주운전에 해당될까요.

대법원은 운전의 개념에 대해, ‘운전이라 함은 도로에서 차를 그 본래의 사용방법에 따라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여기에서 말하는 운전의 개념은 그 규정의 내용에 비추어 목적적 요소를 포함하는 것이므로 고의의 운전행위만을 의미하고 자동차 안에 있는 사람의 의지나 관여 없이 자동차가 움직인 경우에는 운전에 해당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어떤 사람이 자동차를 움직이게 할 의도 없이 다른 목적을 위하여 자동차의 원동기의 시동을 걸었는데, 실수로 기어 등 자동차의 발진에 필요한 장치를 건드려 원동기의 추진력에 의하여 자동차가 움직이거나 불안전한 주차상태 또는 도로여건 등으로 인하여 자동차가 움직이게 된 경우에는 자동차의 운전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할 것이다’라 판시하였습니다(대법원 2004. 4. 23. 선고 2004도1109).